낚고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
네가 뭘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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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 보스턴도 여름엔 무지 더워. 습하고 끈적거려. 난 그래서 여름이 증오했어. 나만 더위를 타는 건 아니겠지만, 내가 가장 심하게 탔으니까. 아이들은 저마다 손부채질을 하다가도 땀흘리는 날 보면 괜히 코를 움켜쥐었거든. 하루 두번씩 샤워를 하고 아무리 데오드란트를 써도 아무 소용도 없어. 하루는 더위를 식혀주겠다고 화장실에서 걸레 빤 물을 내 머리 위에 부어주더라고. 그 때 기억은 잘 잊혀지지도 않아. 구정물이 긴 머리를 타고 흘러내려서 뒷목, 브래지어 아래쪽, 팔꿈치, 살이 접힌 곳에 땀과 함께 고여들던 감각, 그제야 나도 맡아지던 내 악취. 둘러싼 아이들이 나를 보고 코를 움켜쥐면서 깔깔 웃었지. Disgusting! 나도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지. Yeah, I'm disgusting.

알아? 게시판에 내 사진으로 도배된 건 처음 있었던 일도 아냐. 심지어 그 땐, 네가 말하던 과사도 합성도 아니었지. 아이들이 직접 매직을 들고 내 이마와 뺨과 가슴 위에 온갖 낙서를 했거든. 떨어진 셔츠단추가 나뒹구는 소리를 들으며 나는 질질 짰어. 제발, 그러지 마. 그 애들은 낄낄거리며 얘기했지. God. 린제이 네가 왜 질질 짜? 보는 우리가 더 역겹거든? 다음날 실제로 인화된 사진들을 게시판에서 맨손으로 뜯어내면서 나는 그 말들을 이해했어. 속옷차림으로 헐벗은 채 찍힌 사진 속에서 질질 짜고 있는 내가 정말로, 역겨웠거든.

알아? 난 아무렇지 않게 먹은 것들을 토하기 위해 다른 생각을 할 필요가 없어.
가장 역겨운 건 줄곧 나였으니까. 

나는 내가 역겨워. 나는 나를 혐오해. 사만다같은 꼬라지로 아이들의 발밑에서 벌벌 기던 나도, 살아남겠다고 당했던 그 모습 그대로 흉내내면서 깔깔 웃기 바쁜 지금의 나도. 그리고 그건 지금까진 아무 문제도 되지 않았어. 어차피 모두가 역겨워하는데 나도 날 좀 싫어하면 어때서.

그런데 젠장, 네가 그렇게 쉽게,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버리면 어떡해.
기대하게 되잖아.

Fucking, Nick. 그럼 이것까지 대답해.
내가 날 좋아해도 돼?


내가 널 좋아해도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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