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운용법:이든 32

이든(eden) 32세
5월 19일생

187cm/79kg

-

“사랑스러운 문장이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색이 엷은 갈색 눈. 쌍커풀은 없다. 살짝 구불진 앞머리는 적당히 곱슬거리면서 이마까지 덮고있지만 뒷머리는 짧게 쳐 고개를 숙이면 뼈가 도드라진 흰 목이 드러난다. 늘 옅은 미소를 매달고 있는 인상은 흐릿한 편. 훌쩍 큰 키에 비해 호리호리하고 말라보이는데 품이 넉넉한 니트나 가디건를 즐겨입기 때문. 안에 숨겨진 몸은 겉으로 보이는 모습보다 의외로 단단하다. 독서가 유일한 취미로 일이 없는 날엔 뼈가 도드라진 손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그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킬러보다 사서가 어울리는 서글서글하고 부드럽고 조용한 얼굴.

사람과의 교제를 나서서 즐기는 편은 아니지만, 억지로 벽을 치는 타입도 아니다. 유난스러운 고립은 의심의 뿌리가 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웃과 가볍게 주고받는 안부인사가 얼마나 큰 보탬이 되는지 역시. 실제로 Mister. D의 권유를 받아 이곳에 오기전 지내던 작은 빌라에서 그의 평판은 나쁘지 않았다. 내향적이고 숫기는 좀 부족해 보이지만 상냥한 청년 정도.

그런 겉치레를 걷어낸 그는 보다 건조한 편이다. 그의 행위 중 대부분은 보통 필요성을 저울질한 뒤에야 이뤄진다. 필요성을 따지지도 않고 정말 좋아서 하는 일을 꼽는다면 딱 두 가지 뿐인데, 하나는 독서고 다른 하나는 살인이다.

총을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살인은 손에 익은 단도로 이뤄진다. 손에 이어진 날붙이로 숨을 끊는 순간의 감각은 황홀하다. 그는 사람이 죽기 전에 보이는 모든 공포와 두려움, 그리고 그것이 침묵 속에 잦아드는 모든 과정을 사랑한다.

사실 킬러는 그의 천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