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여덟:배도희 (임시)


1. 인적 사항


학생 이름 : 배도희  성별 : 여  나이 : 18세

주민등록번호 : 980412-2xxxxxx

주소지 : 서울시 서초구

 

2. 학적 사항


- 성적과 진로 지도 활동

전공 과목 : 예체능 - 미술계열 - 순수미술

종합 성적 : 전공 성적 - 중, 공통 성적 - 하

장래 희망 : 화가


3. 신체 사항

175cm / 56kg

앞머리 없이 허리까지 오는 반곱슬의 긴 머리. 검고 짙은 눈썹, 쌍꺼풀이 뚜렷한 커다란 눈과 도톰한 입술. 원래부터 수수함과는 거리가 먼 인상이지만 늘 하고다니는 진한 화장 때문에 화려한 인상이 더 두드러진다. 특히 과하다 싶을 정도로 늘 붉게 바르는 입술이 늘 눈에 띈다. 평균보다 머리 하나쯤 큰 키에 길쭉한 팔다리까지. 몸은 성인과 다를 바 없지만, 얼굴에는 아직 앳된 구석이 있다. 

그러나 하고다니는 행동 때문일까, 그 앳된 얼굴에서 흔히 사람들은 표독함을 본다.

 

4. 교내 활동


ㆍ1학년 입학 초기 잠깐 회화부에 가입했다가 두 달을 못채우고 그만뒀다. 입상 경력은 작년 4월에 외부 사생대회에서 수상한 것이 마지막. 이외의 동아리나 교내 활동은 전무하다.
ㆍ성적은 입학 이래 꾸준히 곤두박질치는 중이다. 그나마 전공성적은 그럭저럭 중위권을 맴돌고 있지만, 공통성적은 순위를 논하기 민망할 정도로 바닥을 긴다. 시험지를 백지로 내는 일도 허다하다.
ㆍ입학성적은 우수한 편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대부분 믿지 않는다.

ㆍ교우들 사이의 평판이 대체적으로 몹시 나쁘다.


5. 종합 평가 


-성격 

트러블메이커 / 여왕의 개 / 독기


교내의 공공연한 문제아이자 이수아의 행동대장, 속칭 여왕의 개.
이수아가 완벽한 모범생의 얼굴로 아이들 위에서 군림하는 동안, 이수아를 대신해 온갖 '나쁜 짓'들을 저질렀다. 이수아의 눈밖에 난 아이들을 실제로 괴롭히고 학대하고 짓밟은 장본인. 손버릇에 자비가 없고 지독한 편인데다가 자기가 학대한 사람들에게 조금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는다.

수아에게 기어오른 그 년들이 나빠.

이수아의 죽음 이후, 반애들 대다수를 증오한다. 실제로 벽보의 말처럼 애들 중에 살인자가 있건 아니건 그들 모두에게 이수아의 죽음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믿기 때문. 자살 직후에는 너희가 수아를 죽였다며 악을 쓰고 다니기도 했는데, 요즘은 날뛰는 대신 교실 가장 구석에서 창밖으로 이수아가 떨어진 자리를 한참 보고 있거나 학생들을 말없이 노려보곤 한다.

이수아의 왕좌가 건재했을 땐, 함께 어울리며 이수아의 명령대로 아이들을 괴롭히고 다니던 패거리가 있었는데 이수아의 몰락 후 전부 뿔뿔히 흩어져 이젠 남보다 못하다. 혼자 다닌다.

 

-특이 사항

이사장의 딸. 공공연한 비밀이나 다름없다. 학교 폭력 및 수많은 교칙 위반을 저지르면서도 학교에 붙어있을 수 있는 게 다 그 이유라고 수군거리는 소문이 파다하다. 실제로 대부분의 교사가 그녀에 대한 훈계를 포기하고 적당히 눈감아주는 편. 비록 화장 자체가 교칙 위반은 아니지만 진한 화장은 주의를 듣는 분위기 속에서, 홀로 새빨갛게 입술을 칠하고도 멀쩡히 다니는 게 그 증거 중 하나.

이미 아버지의 재단 및 교육사업을 돕기 시작한 열살 터울의 언니와, 해외에서 유학 중인 한 살 아래 남동생이 있다.

 

6. 교우 관계

이수아 - 이수아의 측근 중 가장 충성도가 높은 장기말. 서로를 친구라고 불렀지만 둘 사이에는 일반적인 친구관계와는 달리 명백한 위계관계가 존재했다. 배도희는 한 번도 왕좌에 앉은 이수아를 위해 손 더럽히기를 주저해본 적이 없다. 이수아의 추락 이후에도 마지막까지 곁을 지킨 사람 중 하나. 순식간에 바뀐 권력구도를 배도희는 마지막까지 납득하지 못했다. 

한때는 다 수아한테 관심받고 싶어서 벌벌 기었던 년들이! 

이수아가 음습한 방식으로 똑같이 괴롭힘 당할 때마다 곁에서 악을 쓰며 대신 화를 내기도 하고, 이수아가 상처입은 자존심을 배도희에게 화풀이하는 것도 죄다 견디면서 곁을 지켰는데, 자살 3일 전 그 일방적인 관계마저도 박살났다. 배도희가 전전긍긍하며 아무리 말을 붙이고 다가가려고 해도, 이수아가 그 때마다 자리를 피하고 완벽히 무시하기 시작한 것.

다들 이수아에게 남은 게 배도희뿐인만큼 저 신경전도 얼마가지 못하리라고 생각했는데. 이수아가 죽으면서 관계는 회복되지 못한 채 그대로 끝났다.

도예원 - 같은 개. 수아는 우리를 경쟁시켰다. 배도희는 자신보다 수아와 오랜 시간을 공유한 도예원에게 늘 뒤쳐지는 끔찍한 초조함을 느꼈고 수아는 그걸 이용할 줄 알만큼 영리했다. 도희야, 희야. 날 좋아한다면서, 정말 이것도 못해? …예원이는 해줬는데. 그럼 배도희가 할 수 있는 대답이란 빤한 것이다. 아냐, 수아야. 나 할 수 있어. 제발, 너도 내가 필요없다고 하지 마. 버리지 마.

그래도 배도희는 한 때 착각했다. 같은 여왕을 섬기는 우리 사이에 어떤 유대감이 있다고. 도예원만이 이해할 수 있는 배도희가 있고. 배도희만이 이해할 수 있는 도예원이 있다고. 전부 개소리다. 도예원에게는 개라는 타이틀조차 아깝다. 주인이 틈을 보이기 무섭게 물어뜯고 달아난 짐승. 수아가 살아있었다면 분명 배도희에게 명령했을 것이다. 도희야, 희야. 좋아하는 날 위해 도예원을 물어뜯어 줘. 배도희는 확신한다.


현세빈 - 룸메이트. 수아에게 충성스러운 타입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눈에 가시처럼 거슬리는 걸림돌도 아니었다. 아이들의 권력구도에서 늘 한 발 비껴선 것처럼 무심하고 방관적인 태도는 수아의 몰락 전이나 후나 동일했는데, 오히려 그 변치 않는 태도 때문에 배도희는 그녀를 미워해도 좋을지 알 수 없어졌다. 호오가 분명한 배도희의 경계를 밟고 있는 존재. 그래서 종종 그 데면데면함과 무심함에 대한 반응이 증오보다 더 어려울 때가 있다. 비교적 덜 날 선 상태로 공간만을 조용히 서로 공유하는 중.


유지유 - 유지유는 거의 유일하게 배도희와 함께 수아의 마지막까지 곁을 지켰던 사람이자 같은 반과 같은 세부전공을 공유하는 몇 안되는 사람이었다. 그만큼 가장 많은 시간을 얼굴을 맞대고 지낸 사이기도 했다. 유지유와 공간을 공유하는 일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지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친구라고 부를 만큼 살가운 사이는 못되지만, 적어도 배도희가 드물게 날 세우지 않는 대상이긴 하다. 유지유가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어쩌면 한번쯤은, 손내밀어줄 수도 있을 만큼의 얄팍한 유대감을 무의식 중에 느끼고 있다.

성별희 - 배도희가 이수아에게 갖는 가치와, 성별희가 이수아에게 갖는 가치는 전혀 달랐다. 그리고 배도희도 그걸 알았다. 성별희에 대한 질투와 은근한 미움은 사실 그래서 뿌리가 깊다. 같은 이수아의 '친구'로 불리고 있을 때부터 배도희는 조금도 집착하지 않는 얼굴로 수아의 곁을 차지하고 있는 성별희를 미워했다. 다만 그 때는 지금처럼 드러내놓고 발톱을 세우지 않았을 뿐이다.

주변 아이들의 만류를 핑계 삼아 수아를 돕지도 수아의 곁에 남지도 않은 성별희에게 이제는 질투에 배신감도 더해, 미움은 증오가 되었다. 매번 수아의 자리였던 수석의 자리를 그녀가 여전히 무신경한 얼굴로 채가는 것 역시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 그러나 매번 이를 갈며 돌을 던져도, 배도희의 증오는 성별희의 수면을 제대로 일렁이게 만들지 못하는 것만 같다. 그 점이 가장 화가 난다.

서지희 - 수아가 반짝일 땐 가장 곁에서 열심히 꼬리쳤던 주제에, 수아가 추락하기 시작하자 재빨리 발을 뺀 것도 모자라 오히려 그걸 부추기며 주변인과 이간질한 장본인. 그러니 배도희가 갖는 서지희에 대한 악의가 가벼울 리 없다. 수아가 죽기 전, 주변인들에게 은근슬쩍 수아가 어쨌더라, 저쨌더라 없는 말을 흘리며 이간질 하는 것을 보고 배도희가 달려들어 크게 싸운 적이 있다. 그 앙금은 지금까지 이어져 마주칠 때마다 서로 날카롭게 날을 세운다.

권휘아 - 수아가 양보하지 않았다면, 권휘아가 반장이 될 일은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수아의 곁을 제 발로 떠난 건 배도희의 눈에는 어떻게 봐도 배신처럼 보였다. 다들 말하는 것처럼 권휘아는 다른 권력을 찾아 떠난 것이 분명했다. 수아가 나락으로 걸어들어가기 시작하자, 입을 싹 다물고 모른 척하던 그 태도도 배도희는 참을 수가 없었다. 어떻게 권휘아가 수아를 감히 외면할 수 있지? 수아가 배도희의 목줄을 단단히 붙들고 있지 않았다면 진작 물어뜯었을 것이다.

수아의 죽음 직후 배도희는 그 말 그대로 권휘아에게 악을 썼다. 언쟁은 영영 평행선이었다. 이후로도 마주칠 때마다 날을 세우는 배도희를 권휘아는 이제 모른 척 피하기만 하고 있다.

이인영 - 초기부터 수아와 함께 간보듯 자잘한 '장난'을 저질렀던 대상. 그러나 이인영이 감히 주제를 모르고 수아의 뺨을 쳤던 날 이후로, 더 이상 이인영은 배도희에게 기분 나쁜 장난감 정도가 아니었다. 그 때도, 수아가 먼저 때리지 않았다면 배도희가 직접 때렸겠지. 자잘한 보복은 지금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지만, 잔잔한 수면처럼 무시로 점철된 무반응이 오히려 속을 긁는다. 그나마 종종 자기를 발견하고 도서관이나 어디든 꼬리 만 채 도망치는 모습만이 잔 즐거움이 된다.

윤물결 - 처음부터 수아와 하나도 어울리지 않아 내내 눈에 거슬렸던 얼빠진 계집애. 배도희는 언젠가 수아가 윤물결을 제 먹잇감으로 던져줄 날이 오리라고 믿고 있었고, 보답받았다. 수아가 윤물결의 위치를 장난감으로 바꾼 직후부터 가장 지독하게 앞장서서 악의를 쏟아부어왔다. 오물결이라는 별명도 배도희가 처음 부르기 시작한 것. 패거리가 흩어져 전처럼 지독하진 않지만 괴롭힘은 여전하다. 이유는 없다. 윤물결은 수아의 장난감이자, 이제는 배도희의 장난감이었다.

홍윤희 - 홍윤희에겐 배도희마저도 부정할 수 없는 어떤 특유의 보이지 않는 영향력이 있었다. 배도희는 처음부터 그게 수아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자 위협이 될 거라고 믿었다. 수아가 직접 장난감으로 지정한 윤물결을 홍윤희가 대놓고 감싸기 시작한 게 바로 그 증거나 다름없다. 심지어 수아의 측근들 조차 홍윤희의 기세에 눌려 윤물결을 그냥 보내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배도희는 그럴 수 없었다. 배도희에게 영향을 갖는 명령은 오로지 수아의 것 뿐이다.

네가 성녀라도 되니? 윤물결 외에는 잘도 방관했던 주제에 이제 와서 착한 척은.

홍윤희의 앞에서도 이를 갈며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거기 있었다.

독고혜 - 독고혜가 수아에게 기어올랐던 그 날, 배도희는 정말이지 한 점 의심없이 믿고 있었다. 틀림없이 수아가 윤물결에게 그랬듯 독고혜를 제 먹잇감으로 장난감으로 던져주리라고. 그러나 수아는 처벌 대신 독고혜에게 손을 내밀었고, 그건 배도희에게 커다란 충격이었다. 왜 버리지 않지? 줄곧 수아에게 버림받을 걱정을 떨쳐본 적 없는 배도희는 수아가 버리지 않는 독고혜를 끔찍하고 열렬하게 질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동시에, 추락하는 수아를 다른 애들처럼 배반하지 않는 독고혜를 한편으로는 인정하고 있기도 했었다. 이래서 수아가 버리지 않았나봐.

그, 수아의 죽음 직후 독고혜가 홀로 짓던 소름끼치는 웃음을 보기 전까지는. 배도희는 이제 죽은 수아를 붙들고 묻고 싶은 심정이었다.

수아야, 너는 대체 저 소름끼치는 애한테서 뭘 봤길래 저 애는 버리지 않았던 거야?
가장 충성스러운 나는, 그렇게 여러번 버릴 것처럼 말했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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