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에그시:키잡썰(1-3)
1.
영화처럼 에그시 아빠가 죽고 해리는 에그시네를 찾아가서 에그시에게 메달을 전해줌. 근데 불과 한달 뒤에 전화가 옴. 옥스포드 낫 브로그. 그 어린 아들의 목소리임. 해리는 왜 애가 전화했을까 생각하면서 찾아감. 그리고 거기서 자살한 엄마 옆에서 엄마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울고 있는 에그시를 발견. 해리는 부채감을 느끼면서 에그시를 고아원으로 보내는 대신 자기가 키우기로 결정하고 집으로 데려옴. 그리고 하나하나 가르쳐가면서 키우는 거지. 해리는 엄격하지만 자상한 아빠이자 스승이 되어줄 것 같다. 다만 킹스맨으로 일하는 건 에그시한테도 숨기고. 에그시는 해리가 테일러라고 철썩같이 믿으면서 자람. 어릴 때 품행을 교육시키는 장면들을 꼭 보고싶다. 아침에 기상은 일곱시. 밥을 먹기 전엔 반드시 손을 씻고 밥 먹고 3분 내에 양치하고 그런 것들. 음식을 먹을 때는 식탁 위에 팔꿈치를 올리면 안되고 저녁 몇시 이후에는 반드시 자야하고 뭐 이런 규칙들. 해리는 체벌은 없었지만 규칙을 어기면 반드시 에그시. 이렇게 부르면서 지적하는 타입. 에그시는 어리긴 해도 부모를 잃고 그런 사건 겪으면서 해리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일찍 철이 든 편. 그래서 해리에게 칭찬받고 미움받고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해리의 규칙을 잘 따름. 둘은 좋은 가족이 됨. 자기 전에는 해리는 에그시를 무릎에 앉히고 책을 읽어주거나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함. 에그시는 필히 귀여운 양장과 반바지를 입었으면 좋겠다.
여기서 끝나면 참 훈훈하고 좋겠지만 난 해리에그시 호모를 보고 싶으니까^^.. 에그시가 자라가면서 해리가 문득 하던 일상적인 행동들을 섹슈얼하게 의식하기 시작하면서 갈등이 생겼으면 좋겠다.
가령 양치 뒤에 제대로 닦였는지 확인한다고 에그시 이를 문질러봐서 뽀득 소리 나면 그제야 자러가는 거 허락해주고 그랬는데 어느 순간부터 그게 엄청 신경쓰이는 거. 문득 손 끝에 통통한 입 안쪽 살이 닿아서 흠칫 놀라서 멈췄는데 에그시는 아무 자각도 없이 해리 손가락 문채로 의아하게 올려다보기만 한다든지. 그러면서 반바지 밑으로 드러난 매끈한 다리나 자기 전이면 무릎 위로 올라와서 책 읽어달라고 조르는 그런 일상들이 하나하나 다 의식되는거. 해리는 당연히 그런 부도덕한 자신을 용납할 수 없음. 자연히 에그시가 자란 걸 핑계로 조금씩 어리광을 받아주지도 않고 거리를 두면서 냉담하게 굼. 에그시는 해리가 자길 밀어내고 있다는 걸 예민하게 눈치챔. 그게 상처가 되지만 해리한테 버림받을까 무서우니까 티도 못내고. 그러다 에그시가 자라서 중학교?? 같은데 진학할 나이가 되니까 해리는 아예 에그시를 기숙학교에 보냄.
2.
에그시는 기숙학교 문제로 처음으로 해리와 크게 다툼. 에그시는 해리가 자신에게 질린 거라고 귀찮아진 거라고 생각하면서 상처받지. 해리는 자기를 절제하는 것만으로도 벅차서 에그시의 그런 부분까지 살필 여력이 없었음. 그렇게 둘은 사이가 틀어진 채로 에그시가 기숙학교로 떠나면서 떨어지게 됨. 그리고 에그시의 사춘기가 시작되는 거지. 에그시의 기숙학교 생활은 별로였음. 해리가 에그시를 보낸 학교는 상류층만 다니는 최고의 기숙학교였는데 그래서 에그시는 두드러졌음. 해리 하트의 가문은 훌륭했지만 에그시가 입양아였기 때문임. 해리와의 관계가 틀어지면서 말수가 줄어들고 의기소침해진데다가 또래보다 몸집도 작은 편이었던 에그시는 금세 따돌림을 당하는 입장에 되었음. 왕따 주모자는 그 찰리인가 걔. 아이들의 괴롭힘은 음습한 편이었음. 에그시가 입양아라는 사실을 이용해서 그와 해리의 관계에 관한 지저분한 소문도 돌기 시작함. 나이든 노신사 해리가 어린 에그시를 렌트보이처럼 쓰기 위해 입양했다는 식으로. 자기 뒤에 따라다니는 지저분한 소문이 해리도 모욕하고 있다는 걸 알게됐을 때 에그시는 처음으로 찰리에게 덤벼듬. 여러명에게 얻어맞으면서도 악바리처럼 찰리를 물어뜯고 때리지. 그리고 그 사건으로 해리가 결국 학교로 불려옴. 해리는 교사와 상대방 부모에게 치료비를 지불하고 정중하고 우아하게 일을 마무리짓지. 그리고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떨고 있는 에그시에게 다가감. 못본 사이 에그시는 많이 자라 있었음. 에그시는 해리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음. 고아가 된 자기를 키워줬는데 자기 때문에 해리의 명예는 더럽혀지고 결국 자기때문에 이런 곳까지 불려오게 만들었지. 이래서야 해리가 자신을 귀찮아하고 자신에게 질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에그시는 자기혐오에 빠져있었음. 그렇게 고개를 숙인 에그시의 앞에 다가가 해리는 그의 이름을 부름. 에그시. 잘못한 것을 질책할 때처럼 엄격한 목소리가 아니었음. 부드럽고 다정했지. 그럼에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에그시의 뺨을 해리는 상냥하게 쓸면서 한번 더 조용히 부름. 에그시. 그 말에 겨우 에그시가 고개를 들어 해리와 눈을 마주치지. 해리의 눈은 따뜻했음. 많이 아팠겠구나. 해리는 얻어맞아서 부은 에그시의 뺨을 안티깝게 어루만짐. 에그시는 그제야 억눌러온 감정들을 쏟아냄. 미안해요. 해리. 잘못했어요. 엉엉 울면서 에그시는 해리의 단단한 손에 얼굴을 기대지. 날 미워하지 말아요. 버리지 말아요. 해리가 자길 기숙학교로 보냈을 때부터 들었던 불안감을 에그시는 그렇게 토해냄. 눈물로 젖어 축축한 속눈썹을 떨면서 에그시는 애원함. 날 사랑해줘요.
해리는 그 절박한 애원이 참을 수 없이 사랑스럽다고 생각함. 자기에게 완전히 의존하고 있는 연약함이 해리의 목을 타게 만들었지. 커다랗고 거친 손에 뺨을 부비면서 사랑을 갈구하는 롤리타. 훌쩍거리면서 우물거리고 있는 미성숙한 입술을 해리는 그대로 삼키고 싶다는 강렬하고 질척한 충동을 느낌. 해리는 대답했음.
물론 널 사랑한다. 에그시.
자신이 발음한 love는 에그시보다 훨씬 더 추잡스러웠지. 해리는 그런 자신이 끔찍하다고 느꼈음. 그래서 그는 설득력없는 변명을 덧붙였어. 스스로의 욕망에 고삐를 채우는 기분으로.
너는 내 아들이니까.
하지만. 도저히 키스의 충동만큼은 억누를 수가 없었어. 해리는 마침내 젖은 입술 대신 젖은 속눈썹에 키스했지. 사랑하는 아들에게 하는 입맞춤이라고 변명할 수 있는 여지를 남기기 위한 타협점이었어. 하지만 누구보다 해리 자신이 잘 알았음.
제 마른 입술 밑에서 흔들리던 눈꺼풀을 느끼면서 자신이 얼마나 흥분했는지를.
그건 분명히 연인의 키스였어.
3.
해프닝은 그렇게 마무리되는 것처럼 보였어. 해리는 돌아갔고 에그시는 다시 기숙학교에 남겨졌지. 하지만 전처럼 의기소침해하진 않았어. 해리가 자기를 아들이라고 불러줬으니까. Son. 아들이라고. 그리고 그 눈가에 다정한 키스. 그 일로 에그시는 처음으로 해리의 애정에 확신을 갖게 됐어. 해리와의 문제가 해결되니까 학교생활도 전처럼 막막하지는 않았음. 해리 하트가 입양아인 에그시를 위해서 직접 학교까지 와서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본 사람들 사이에서 렌트보이니 뭐니 하는 저급한 소문도 싹 사라졌거든. 왕따 주동자였던 찰리도 얼마 지나지 않아 아버지 사업 관련으로 유학을 가게 되고 주모자가 사라지니까 괴롭힘도 시들해졌지. 에그시는 또래 친구도 하나둘 사귀기 시작했고 학업에서도 순조로운 결과를 보였지. 원래도 영리하고 똑똑한 편인데다가 해리한테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었으니까 노력했어.
그렇게 학기가 지나가다가 크리스마스가 찾아왔음. 크리스마스 휴가를 맞아서 에그시도 오랜만에 하트 저택으로 돌아오게 되었지. 해리에게선 미리 연락이 있었지. 일이 있어서 늦을 것 같아 마중은 나가지 못할 것 같다고. 다른 사람이라도 보내서 마중해줄지 묻는 해리의 말에는 에그시가 먼저 사양했어. 어린애도 아니고 괜찮다고. 의젓해보이고 싶기도 했지. 에그시는 저택에서 기다리겠다고 했지. 오랜만에 돌아온 저택은 그리워했던 만큼 좋았지. 이제 예전처럼 해리와 함께 저녁을 먹고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거야. 에그시는 해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아주 많았어. 학교 생활은 어땠고, 선생님과 친구들은 또 어땠는지. 등등. 그렇게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집 앞에 차량의 헤드라이트가 번쩍거리고 차가 멈춰서는 소리가 났지. 에그시는 2층의 제 방에서 있다가 그 기척에 성급하게 1층으로 뛰어내려왔어. 현관문 앞에서 해리를 맞이하고 싶었으니까. 그런데 기다려도 문을 열고 들어올 기척이 없는거야. 의아해하면서 에그시는 현관 옆에 있던 가까운 창문의 커튼을 열었지. 그러자 역시 드라이브웨이 앞에 서있는 해리가 보였음. 예상과 달랐던 건 그가 혼자가 아니었다는 점이었음.
그는 어떤 여자를 배웅하고 있었음. 아니, 키스하고 있었음. 에그시가 볼 수 있었던 건 여자의 밝은 갈색의 뒤통수와 그녀를 우아하게 집어삼키고 있던 해리의 눈이었음. 순간 에그시는 분명히 자신을 돌아보는 것 같은 해리의 시선을 느껴. 확신은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하지만 해리는 당황하지도 키스를 끝내지도 않지. 각도를 조금 틀면서 부드럽게 밀어붙일 뿐. 에그시는 더 이상 보는 건 실례라고 머리로는 알고 있었지만 그 자리에 못박힌 것처럼 움직일 수도, 커튼을 도로 내릴 수도 없었어. 그 자리에 못박힌 것처럼 관음할 수 밖에 없었음.
해리의 키스는 길고 집요하고 우아하고 격렬했지. 에그시는 해리의 다정한 손끝이 부드럽게 여자의 뺨과 턱과 뒷목을 애무하는 것과 늘 단정하게 다물려있던 입술 사이로 오가는 붉은 혀 같은 것을 하나하나 지켜봤음. 종종 그가 고개를 틀 때마다 해리의 시선은 에그시를 가볍게 스쳐갔는데 에그시는 그 때마다 마치 자기가 키스의 대상이 된 것처럼 그에게 집어삼켜지는 기분을 느끼면서 몸을 떨었음. 그건 에그시에게 너무 자극적이었음. 에그시는 어느 순간 참지 못하고 2층의 제 방으로 도망쳤지.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쓰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드디어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음. 익숙하고 우아한 걸음소리가 계단을 천천히 올라왔고 곧 에그시의 방문이 열렸음. 해리가 평소보다 조금 탁하고 낮은 목소리로 에그시? 하고 불렀지만 에그시는 숨을 죽였음. 그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어서. 잠든 줄 알고 가주면 좋겠다고 생각함. 그러나 해리는 서두르는 법이 없는 걸음걸이로 다가와 침대 맡에 조용히 앉았음. 등 뒤의 침대가 그의 무게에 눌려 조금 내려앉는게 느껴졌음. 그리고 해리가 손을 뻗어서 에그시의 흐트러진 머리를 귀뒤로 슬쩍 쓸어넘겼음. 무딘 손끝이 제 뺨을 미끄러졌을 때, 에그시는 숨을 쉬는 법조차 잊어버릴 것 같았음. 해리는 곧 일어나 문을 닫고 나갔지만 에그시는 쉽게 잠들 수가 없었어.
새벽에나 겨우 선잠에 들었다가 곧 퍼뜩 깼지. 아래가 불쾌하고 답답한 기분을 느끼면서.
에그시는 그 밤, 처음으로 몽정함.